알려하지마 2010. 12. 28. 21:31

 

 

 

 

 

 

                               Tia Danko  (Slovakia)

 

 

                               Cannot Sleep

 

 

 

 

                               Mr Art

 

 

 

 

 

 

 

 

 

 

 

 

 

 

 

언젠가, 어머니

 

세상에 내가 아깝다 이야기하셨다.

 

굳이 눈을 맞추지 않아도,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알아 버리는

분신, 서로 흐름의 방향이 같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언제나 단단한.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는,

강한.

아니, 강해 보이는 내가 좋다고 이야기하셨다.

 

강하다…….

 

 

언제부터였을까.

강하다는 거. 강해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처럼 스스로 달구었던 게.

그 시작이 언제였을까.

 

 

어쩌면, 유년의 기억에서

나는 늘 나의 비겁을 확인했는지도 모른다.

 

병약한 탓이라

모두 그렇게 믿어 주었지만

경기를 하고, 습관적으로 정신을 놓아 버린 건

그것만이 유일한 나의 탈출이라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보아야 하는 눈이 아프고

어정쩡하게 물러서 객관으로 남는 

그 객관은 아팠으니까.

아이라는 이유로 울타리 뒤로 숨어야 하는

나 자신의 비겁을 끝없이 혐오하면서도

옳음과 그름 사이에, 나는

옳지 않은 건 옳지 않은 거라고 입도 떼지 못했다.

무서웠으니까.

 

이렇게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유년의 비겁은

언제나 시간을 자르는 형태

혼절로 상황을 모면했었다.

 

 

힘이라는 단어를 저주했었다.

 

강해서 약한, 그늘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누구보다 내 자신이 강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약한, 힘없는 누구라 할지라도 울지 않는 세상

어느 곳에도 쏠리지 않는 힘, 그 균형을

내 손으로 이루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러니.

 

 

이가 부러져 나갈 때에도.

목이 비틀려도.

말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울음을 들키지 않았다.

 

후들거린다고.

무섭고 겁이 난다고.

죽을 것처럼 힘이 든다고.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다.

 

말이란 그런 것이다.

마음을 입에 물고 꼿꼿이 고개를 세우면.

진실과 상관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강함이 되어갔다.

 

 

"등신 같은 게 고집 센 곰 같기는…."

언젠가 네가 회한의 시간을 넘어와 내게 준

아주 적절했던 표현

아마, 그랬을 것이다.

 

곰.

곰 같은.

곰 같은 사람.

 

그 곰처럼 무디고 미련함을

어머니는 강하다고 표현해 주셨다.

 

당신이 힘겹게 버티어나가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아무것도 줄 수 없었던

가난했던 내 유년의 정의를

그 비겁함을 모두 잊으신 채

어머니는 그리 이야기해 주셨다.

 

자유롭지 못한 어머니의 몸을 닦아 드리고

그녀의 벗이 되어

그저 웃기만 해도

그 모두를 감사로 받으셨다.

 

 

착한 어머니.

 

당신의 善이 내게는

눈물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강한 척, 당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끝내 모르셨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하다….

 

강하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겁으로

미리 정의한 틀 속에 자신을 가두고

계란처럼, 가면극처럼

유약함을 들키지 않으려는

상처의 반증은 아니었는지.

 

그래도 강해 보인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나로 울어야 할 이들이

내 웃음으로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가면 같은 거짓의 강함이라 할지라도

 

나는…. 좋다

 

 

 

어머니, 당신이

제 인생에 모든 답이셨습니다.

 

그리운, 내 어머니.

 

 

 

 

 

 

 

 

 

 

 

 

 

 

 

 

 

 


           

 

Jia Peng Fang - Back To 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