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Manolo Martin
Dream
잘린 10년을 넘어
네가 왔을 때, 너는
사랑을 이야기했다.
"사랑이라고."
웃음으로
아스라이, 나에게도
쳇바퀴로 맴을 그리던
네가 그리.
" 나도, 너
참 좋아했는데..."
지난 시간이
마치 사과향처럼
가슴 뛰었던 설렘과
누구보다 멋졌던 기억으로.
네가, 사랑이.
낯빛을 거두며
나는 사랑이 아니었다고 했다.
절대 아니라고.
사랑을 아느냐 물었다.
저마다 풀어내는 사연은
다 거짓이라며
살아낼 수 없는 거라 했다.
추억도, 기억도, 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라고
그게 사랑이라며
"사랑이라면
사랑이 있었다면 말이지
모두 죽었어야지...."
웃음이 거둬지고 있었다.
어느 날 옷차림과 동작을
말을
시간 시간을, 배경을
너는 땀구멍을 훑어가듯
모조리 기억해 냈다.
파르르 경련으로
눈을 흔들며
오랫동안 내 아이를 바라보며
너는 이미
삶이 없다고 했다.
알지 못했다.
나, 절대로 알지 못했음이라.
간헐적으로 찾아와
때로의 웃음으로
경직된 화로 퍼부어대던
그 熱을
전혀 알지 못했음이라.
너의 말마다
가슴이 부딪쳐
머리를 하얗게 숨통을 막았어도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지독했던 고리
"나 예전에 너를 만날 때면 영화 같은 장면이 스치곤 했다…….
우습게도 때는 조선말쯤인 것 같은데….
네가 우리 집 머슴인..."
"신분의 차이….
내 어찌 죽더냐...?"
"그걸 어찌......? ... 칼..."
"내 배를 가르지?"
영화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알 수 없는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혹, 前生..
섬뜩한 한기가 등뼈에 흐르고.
"너를 다시 만날 거라는 거 알고 있었다.
올해 여자를 만난다더군…. 여자
내게 여자는 너 하나였으니까...."
......
"5년간 유럽을 뒤졌었다.
덕분에 각국마다 다 살아봤다.
언젠가 너는 유럽에서 살 거라고 해서... 나는"
......
철없던 나의 20살을
21살을…. 27살까지의 나를 모두 기억했다.
가끔 봄볕처럼.
아지랑이처럼
슬금슬금 기억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했던
동화 속 같던
네가, 마음이, 사랑이
걸쭉한 피로 물들고 있었다.
아니, 깨어지고 있었는지도.
겁이 났었다.
내가.
네가.
아이가.
다쳐야 할 모든 이가
모두가
나는, 다 겁이 났었다.
넌덜머리로도
아우성으로도
시간은 시간으로 지났고.
전쟁 같은.
회한이라고.
얼룩으로 경직된 혼돈에서
돌을 내려놓듯
너를 지웠다.
그리고. 다시
이제와
사랑.
業이었으리라.
罪로 안아야 하는
업보였으리라.
그랬다.
사랑은, 사랑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로, 그랬다고.
너
그리고 나
사람을 갖는 모든 마음들이
저마다 설움으로
生의 저 바닥까지 끌어내려
앓아야 하는 것이었는지도.
"단 한 번
시작이 끝이었다고."
"삶.이.없.다.고."
이제야, 이제서야
너의 그 말을
천천히 깨달으며.
業이라고.
業이 맞다고
사랑
그건, 어쩌면
천형이었을 거라고.
Donny Hathaway - A Song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