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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준규 / 네모 外 Barbara Lanza (Italy) - In Blue Room 네모 전축 앞에 서 있었다. 마치 하나의 네모처럼. 전축 앞에 거울이었다. 전축 앞에 서 있었다. 전축은 네모. 음악은 없었다. 물과 바람은 없었다. 나귀도 없었다. 전축 앞에 서 있었다. 너는 네모. 어떤 전축도 없었다. 아무 전축도 없었다. 나는 네모 앞에 있었.. 2015. 2. 8.
박 진성 / 물의 나라 Lisa Russo - Yellow Sunflowers In A Vintage Tone '방향 없는 바람이 방향 없는 공중을 떠도는 것처럼' 시인의 말처럼 긴 목을 가지고 그 바람을 바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너는 좋겠다 Caitlyn Grasso - Blush 네가, 너 몰래 열어놓은 문틈으로 네가, 네 몸을 씻는 지금, 벗은 눈이 벗은 문틈을 열고 알몸의 물.. 2015. 1. 18.
채 호기 / 질 수밖에 없는 레슬링 흔적일 뿐인 글자에서 그는 흘러나온다. 사실, 그가 흘러나온 게 아니라, 처음에 얼룩이 번진다, 심장 덩어리의 붉은 얼룩? 절단면이 뭉툭한 푸줏간의 선홍색 고깃자루? 노란 알전구와 빛의 원추형 입방체? 그 이전의 무엇, 알 수 없는, 그녀를 붙잡는 번짐, 얼룩, 흔들림, 진동…… 이게 다.. 2015. 1. 4.
이 수명 / 마치 마치 내 마음이 죽은 잎들을 뒤집어쓰고 마치 죽은 잎들이 서 있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구나 꿈속에서 처음 보는 접시를 닦고 있구나 접시를 아무리 가지런히 놓아도 마치 죽은 잎들이 땅을 온통 덮으리 그러면 실시간 그러면 거리에서는 마치 어디서부터 온 건지 알 수 없는 알록.. 2014.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