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글 나들이

김 중식 / 모과

by 알려하지마 2010. 3. 11.

 

 

 

 

 

 

 

 Joelle Gicquel / Manifestation De L'ange

 

 

 

 

 

 

 

사랑이 고통일지라도 우리가 고통을 사랑하는 까닭은
고통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감내하는 까닭은
몸이 말라 비틀어지고
영혼이 꺼멓게 탈진할수록
꽃피우지 못하는 모과가 꽃보다 지속적인 냄새를 피우기 때문이다
 

꽃피우지 못하는 모과가
꽃보다 집요한 냄새를 피우기까지
우리의 사랑은 의지이다
태풍이 불어와도 떨어지지 않는 모과
가느다란 가지 끝이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의지는 사랑이다


오, 가난에 찌든 모과여 망신(亡身)의 사랑이여!

 

 

 

김 중식,   모과

 

 

 

 

 

 

 

 

 

 

 

 

 

 

 

 

 

 


           

 

Ronan Hardiman - Gypsy           

 

 

 

 

 

 

 

 

' > 글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 희경 / 타인에게 말걸기 中에서  (0) 2010.04.13
이 수명 / 나는 구부렸다   (0) 2010.03.20
이 상 / ▽ 혹은 △  (0) 2010.02.27
권 경인 / 편지  (0) 2010.02.20
장 석남 / 수묵정원 9, 번짐  (0) 201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