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畵/오래된 시간

Louis Dali / Paris Street Scene

by 알려하지마 2011. 5. 14.

 

 

 

 

 

Louis Dali  (France, 1905-2001)

 

 

 

 

Paris Street Scene

 

 

 

 

 

 

 

 

 

 

 

 

 

 

 

 

 

 

 

 

 

 

 

 

 

 

 

 

 

 

 

 

 

 

 

 

 

 

어느 유년에 불었던 휘파람을 지금 창가에 와서 부서지는 바람으로 다시 보는 일

 


누이야 바람이 구름 속에서 깊게 울린다 비가 오는데, 헌책방에서 구한 낡은 책을 펼친다 누군가 남긴 지문들이 누런 글씨에 번져있다 마음이 이곳에서 나귀의 눈처럼 모래 속을 스몄던 것일까 봉인된 듯 접어놓은 페이지를 펼치자 그가 책 속에 불어넣었을 누런 휘파람들이 훅 하니 몰려온다 나무들을 흔들고 물을 건너다가 휘파람은 이 세상에 없는 길로만 흘러가고 흘러온다 대륙을 건너오는 모래 바람 속에도 누군가의 휘파람은 등에처럼 섞인다 나는 어느 유년에 불었던 휘파람을 지금 창가에 와서 부서지는 바람으로 다시 본다 마을을 바라보는 짐승들의 목젖이 박쥐처럼 젖어있다 나는 그때 식물처럼 우는 막내를 업고 어떤 저녁 위로 내 휘파람이 진화되어 고원을 넘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의 등 뒤에 숨어서 바라보던 밤의 저수지, 인간의 시간으로 잠들고 깨어나던 부뚜막의 한기 같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면 누이야 자전거를 세워두고 휘파람을 불어보기도 했다 그런 때에 내 휘파람에선 환한 아카시아 냄새가 난다 쇠를 떠난 종소리들이 사람의 손톱을 밀고 저녁이 되어 돌아왔다

 

 

김 경주

 

 

 

 

 

 

 

 

 

 

 


           

 

Edith Piaf - La Foule           

 

 

 

 

 

 

 

' > 오래된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Rolf Armstrong / Women, II  (0) 2011.06.01
Rolf Armstrong / Women, I  (0) 2011.05.31
Jean-Jacques Henner / Nues  (0) 2011.05.10
James Abbott McNeill Whistler / Lady And Gentleman  (0) 2011.04.21
Walter Hempel / Japanese Woman  (0) 201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