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 McCaw (America, B. 1942)
꿈
그 새벽
나는 사과나무 아래 서 있었다
휘어진 가지마다
붉게 익은 심장이 마악 솟아오른 아침 햇살을 받아 번득이고
어둠에서 풀려나온 잎사귀 끝에 맺힌 물방울이 후두둑 내 이마 위로 떨어져 내렸다
어디에도 과수원지기는 보이지 않았다
반쯤 무너진 황폐한 돌담 옆으로
저 멀리 소실점을 향해 늘어서 있는 사과나무들
거기 두근두근 열린 태양의 과실들
나는 손을 뻗어 붉게 익은 심장 하나를 땄다
내 손바닥 위에서 팔딱이는
붉고
동그란
심장
한입 가득 그것을 베어 물자
어디선가 맹렬히 타종소리가 울려퍼지고
보이지 않던 새들이 깃을 치며 일제히 날아올랐다
그 새벽 내가 서 있는 곳은
우물가였다 나는 마른 우물 바닥 저 밑에서 홀로
붉게 빛나는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 진우
Janis Joplin - Summertime
'畵 > 조용한 정염' 카테고리의 다른 글
Yuri Pysar / Ballet Series (0) | 2014.04.18 |
---|---|
Pascale Pratte / Souls (0) | 2014.03.30 |
Neil Nagy / 열정 (0) | 2014.03.14 |
Unknown / Wake Up (0) | 2014.03.08 |
Paul Wunderlich / 석판화 (0) | 2014.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