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 Rosenthal
Missing
빛이 잘려 떨어져나간 어느 한 점
그 검은 점으로부터 난 것은 아니었는지.
웅크려 안은 어둠이
자궁 속 태아처럼, 익숙하게 발을 내리는
뒤척여. 뒤척이다 깨는 꿈
풍경도 사람도, 고정된 정물조차
되돌아 찾아가는 길은 멀기도 하였다.
그리 하늘.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 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싸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둔 길모퉁이 돌아 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가고
그 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 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의 화사한 첫 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 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걷혀 깨는 새벽 길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 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정 태춘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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