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phine Le Berre
1 year ago
옛 기억 속
너의 말이 생각이 났다.
화가 아닌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울 수 있는
그게, 거짓이라고.
긴 시간 후에 해후
적당한 봄볕이 내리쬐던
곳곳에 라일락 향이 묻어나고
가벼운 설레임이.
독하게 쏟아 놓는
너의 말에 밀려
반가움이 당황스럽기만 했던
그 어느 날의 오후.
날이 선 칼날처럼
당신의 분노도 그랬다.
따뜻함과 차가움이
날실과 올실처럼 촘촘히.
관념이라고.
이미, 어깨가 밀쳐지면
모든 변은
거짓이 되어 버리고.
무우가 잘려나가듯
심장 한켠이 소리도 없이
쓸려나가도
그것은 내 일
나로 국한한 통증이었다.
사랑이라고 믿는 그 순간부터
가해라고. 얼룩진 유년
그저 함께 날아주던 비둘기.
그만큼만.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
꺾이지 않는, 그만큼만
나로 흐려지는 정물
그 속에서 본래의 색을 찾는
내게 사랑은 그랬다.
철저한 너, 너 그대로의 자유
웃으면 웃었고
좋으면 좋았다.
밀치면 밀렸고
화도, 욕도. 사실 그대로.
고마움만 기억하라고.
더는 내어줄 곳 없이 내어준 채
어머니는 늘 이야기 하셨다.
다 고마운 거라고.
점점 투명해지던 어머니
그 눈이 닿을 때마다
숨죽인 나의 바램들은
비릿한 피냄새만 남긴 채
바람으로 날아가 버리곤 했다.
나로 아까울 것은 없으나
언제나, 내가 아닌 나로
다른 다쳐짐은 무서웠다.
내 심장 밖의 피 흐름
그 어느 것도 아프지 말아야 한다고.
화, 일렬의 분노 그 같은 움직임
나 같은 당신, 보내야 하는 뜨거운 상실과
통한에도 혼자 지켜가는 아버지
이제 와, 그 또한
다른 가해가 된다는 사실에
지난 시간, 그 참담한 아이러니.
세 가지의 공통점, 2008-08
그때였을거야
내가 나를 허물려고 했던 건
Pause
미친년, 맞지.
씨팔년도, 맞지.
문득, 어머니
선선한 순응까지
이어졌을 그 시간이 보였다.
하나에 하나
통째로 내 놓으라고
부딪혔을, 자아
나라는 게 있기는 했던 걸까.
그럼에도, 미울 수 없는
스스로 걸어간 길
그 길에서 모두가 끝이기를.
어머니의 시간이 잡혔다.
어머니의 딸
치를 떨면서도
그 어머니의 딸
삶에서
가장 마지막 잃는 것이
분노인지도 몰라.
다 치고 가라고.
미친년, 맞지.
씨팔년도, 맞지.
화를 잃어버린, 2008-08
L'être elle
섬뜩했던 건.
익숙한 광경이었으리라.
소름이 돋도록 익숙하다는 거.
그럼에도
뒤집힌 후에 다시 뒤집힐
너의 상처가
먼저, 보였는지도 모른다.
너무 뜨거워서
늘 찬 얼음을 집어드는 것처럼
밀어낼 수 없어서
밀쳐야 하는.
어머니의 딸, 그러나 아버지의 딸
끝없는 가해나
끝없는 피해나
아픈 건 마찬가지였는지도.
아파야 했으니까
풀어야 하는 이도, 당해야 하는 이도
아프게
숙명처럼 흔적이었으니까
일찌감치 잃었던 분노
지난 그 시간 속에서
아프다는 거
모두가 아프게 눈에 차오는
세상이 그랬으니까.
사는 게 그랬으니까.
깊은 통증으로도
뒤집힌 후에 다시 뒤집힐
너의 상처가
먼저, 보였는지도 모른다.
섬뜩했던 건.
답습이었다는 거.
너도나도, 아프다는 거.
어머니의 딸, 그러나 아버지의 딸, 2008-08
어쩌면 이제와 나는 다 놓아질, 절체절명의 상처를 향해 마지막 달음질을 하는 건지도 몰라.
Giovanni Marradi -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