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ude Swimmer In A Mermaid-Like Photograph
Bill Curtsinger
A Woman Swimming In The Nude
바다는 푸른색 유리알,
사내가 손바닥 위에 출렁이는 유리알을 올려놓네
조명은 유리알을 집중하고 유리알은 그 빛을 반사하네
전등은 움직이는 유리알의 정점을 비추지만
항상 그 자리에 정지한 것 같은
유리알은 온몸이 그대로 정수리네
자세히 들여다 본 단단함 속에는 수많은 기포가 숨어 있네
수억 생명들이 내뿜는 가쁜 숨을 가두고 있네
입 한번 벌리지 않는 사내의 유리알은 말이네
처음 내뱉은 말처럼 유리알이 공중에서 사라지고
검은 모자를 벗으며 살찐 비둘기 키세스 초콜릿처럼 뒤뚱거리네
쥔 손을 펴자 어린 개구리가 긴 다리를 늘이고
그 다리를 훑자 한 송이 장미의 문장이 완성되네
하얀 보자기 위로 구름이 피어오르며 직물 같은 비가 내리고
사방에 기포알 흩어져 지느러미들 유영하네
공중회전할 때 정수리와 정수리를 잇는 붉은빛은
물살을 끊임없이 뒤로 밀어내고
부푸는 불빛은 밀리는 물결 속에 몸이 푹 잠기네
끝내 세상을 빨갛게 물들이네
사내가 한 점 배설물처럼 다리 사이로 유리알을 떨어뜨리고
푸른빛을 휘감으며 잘못 뱉은 말이 바닥을 구르자
거친 숨소리들이 규칙적으로 흘러나오네
거친 파랑에 숨직인 사내들과 여자들의 눈알이 거품처럼 갇히네
알아들을 수 없는 천의 말들이, 백 가지 문장들이
흰 버캐를 물고 절규하는 듯
차가운 혓바닥을 둘둘 말아 철썩 철썩 해변에 펼쳐놓는
사내의 손길에 수도 없이 긁힌 푸른 바다를
한 여자가 가만히 들여다보네
성 향숙 / 유리알 유희
Farid Farjad - Isfa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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