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Fauville (Belgian, B.1940) / Ohne Titel
한 여자인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내 가슴 속엔 유리병 하나 박혀 있습니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유리로 된 그 남자는 깨질 듯 흔들리고
놀랍고 두려움에 나는 온몸의 움직임을 멈춥니다
목울대를 진동시키는 말도 멈추고 호흡도 잠깐 정지됩니다
나는 그의 눈앞에 살아 있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됩니다
아무도 이 유리병을 보지 못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그 남자조차
내 안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만지기 어려운 유리병 나의 사랑이 깨지지 않는 붉은
열매를 터뜨릴 때까지 나는 기다릴 겁니다 기다림은
먹다 남긴 접시 위 사과처럼 누렇게 상하면서 익어가는 것
언젠가 유리병이 발효하여 맛이 우러나는 좋은 식품이 되면
그때에 내 사랑을 잘 보이는 곳에 꺼내 놓겠습니다
나 죽은 후에라도 가슴을 파헤치면 그제서야 익기를 끝마친
아니 아직도 투명하기만 한 유리병 하나 발견될지 모릅니다
이 선영 / 유리병
Ishtar - Last Kiss
'Poto > 女人 , M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rren Holmes / After (0) | 2010.08.16 |
---|---|
Pierre Moeremans / Maskes & Maskers (0) | 2010.08.06 |
Nadege Costa / 집시의 시간 (0) | 2010.07.31 |
Howard Schatz / Body Knots (0) | 2010.07.26 |
Howard Schatz / Human Back (0) | 201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