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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글 나들이

이 수명 / 마치

by 알려하지마 2014. 12. 5.

 

 

 

 

 

 

 

 

 

 

 

 

 

 

 

 

마치                                                       

 

 

 

내 마음이 죽은 잎들을 뒤집어쓰고 마치 죽은 잎들이 서 있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구나 꿈속에서 처음 보는 접시를 닦고 있구나

접시를 아무리 가지런히 놓아도 마치 죽은 잎들이 땅을 온통 덮으리 그러면 실시간 그러면 거리에서는

마치 어디서부터 온 건지 알 수 없는 알록달록한 숄들이 늘어서고 숄을 걸친 어깨들이 마치 다른 요일로 건너가고 있구나

다른 입김을 내뿜으며 돌아다니고 있구나 마치 흘러넘치듯이 끝없이 부풀어 오르듯이 그러면 나는 마치 꿈꾸고 난 후처럼 하얀 양들을 보러 가요

양 떼들이 별안간 걸어 나오는 것을 보러 가요 마치 여기를 묻어버려요 여기서 떠내려가요

내 마음이 죽은 잎들을 뒤집어쓰고 죽은 잎들이 땅을 덮으리 죽은 잎들이 땅을 온통 덮으리 마치 꿈꾸고 난 후처럼

 

 

                                                        이 수명

 

 

 

 

 

 

 

 

 

 

 

 

 

 

 

 

 

 


           

 

Jan Ptaszyn Wroblewski Quartet - Flyin L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