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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글 나들이

이 영광 / 숲

by 알려하지마 2008. 10. 30.

 

 

 

 

 

 

 

 Jessyel Ty Gonzalez  /  Sleepy Hollow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에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또 이런 것이다

 

가여운 것이 크고 쓸쓸한 어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져 다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부르튼 사나이를 有心히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를,
딱따구리와 저녁 바람과 솔방울들은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은 숲로 섰다
숲의 단단한 骨多孔症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통과시켜 주고도 제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 영광,  숲

 

 

 

 

 

 

 

 

 

 

 

 

 

 

 

 

 

 

 


           

 

Era - 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