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io Keiner - November Girl
얼마만큼 어디까지 돌아와 있는 걸까.
얼마가 더 남은 걸까.
불현듯.
머리를 온통 녹색으로 물들이고
거리를 활보하던, 그 날
햇빛이 쏟아졌는지
혹은, 비라도 내렸는지.
치기의 분출
나여서 대단했던
스스로, 시절
시간을 앓았던 듯
근거 없던 부여.
하나 하나 밑돌을 빼내듯
감지하는 무너짐 속에서
어쩌면, 다른 생을 입고 싶었을 게다.
그리고, 선택
십 수년이 지난 오늘.
아직도 돌아가야할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한 길이 남아있는 걸까.
화려해서 무료했고
풍족해서 시시하던 그 시절.
찬란한 낙하를 꿈꾸며
번번히 스스로 가해하던 그 생을
아무것도 아닌
지금에야
감사로 갖는, 이 절묘함
이제는 옳은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킁킁거리며 맡으려는
하늘의 냄새가
내 것이 되기에 남겨진. 무언가가 더 있는 것일까.
끝을 꿈꾸는, 또한 치기
한줌의 진통제를 다시 입에 털어 넣으며
가자.
가보자.
아직 더 닳아질. 거기까지
Julia Butros-Wayn Msafer - جوليا بطرس - وين مساف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