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lakley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앞을 보자니
후둘거릴 확인이 싫어서
돌아 보자니
울컥하고 눈물일까봐.
언제나 살아있음이 거짓처럼
하루에 하루가
그저 시간에 묻어지나며
유령처럼, 생각은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독거렸다.
잊혀진 사람.
다 잊어 버렸다.
또 다 잊혔을 거다.
스스로 버렸고
또 누구에게든 그리 버려지기를
몇 년, 아니 아주 오랜시간,
비질을 하고 비질을 하듯
쓸어내고
또 쓸어냈다.
그저 목을 스치며 지나는
칼을 맞이하듯
아슬아슬 하게
혹은, 위태 위태하게
하루를 맞았고
그리 하루를 보냈다.
무엇이 남아 있을까
아직 내게
살아야할 극명한 이유
내가 내게 주는 가치로
나는
무엇이 더 남아 있을까.
씁쓸하고 비릿한
이유.
선.물.
선물이라는 단어가
목에 걸려서
쳇기가 발동을 했다.
눈물도.
무엇이여서가 아니다.
무엇인들 어떻고 무엇이 아닌들
어떻겠는가
그게 무슨 대수라고.
하지만
등 뼈를 타고 슬금슬금
울음이 길을 열었다.
삶.
산다는 거.
살아 있다는 거.
그 참혹한 확인에
그간 내가 잊고 지냈던
사람의 행태
사람이라는 거
사람으로 당연히 오고 가는.
사람.
나는 내 스스로
그 사람이기를 버린 건지도.
고맙습니다.
누구여서도 아니고
알아서도 몰라서도 아닙니다.
하지만
순간의 지나침이였다 할지라도
나누어 주신 마음.
감사히 받습니다.
Lhasa de Sela - El Paya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