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ara Cole - Apparition
언제나 나의 열정은
얼음 벽에 부딪쳐 신음하곤 했다.
그것이 비단
너의 차가움을 녹이려는
무모함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다.
행로를 바꾸지 못하는
미련한 좌초였다고.
가만히 시간이 가고
투명해져 가는 기억에서
일그러진 나를 만나곤 한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어떤 교류도
그 누구도 담을 수 없는 사람
그게 나라는 걸
너무나 뒤늦게 알아 버렸다.
끝끝내 묻어가려 애쓰던 흔적도
초라한 변명으로
그렇게 묻혀 가겠지만
눈을 찌르고, 가슴을 도려내듯
나도 아팠다.
아파 날뛰면서도
혼돈으로 치닫는 생각 속에서
정작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늘 따갑게 훍던 너의 차가움이
얼마나 많은 시간
나를 춥게 했는지.
박꽃으로 날리던 네 웃음으로도
부메랑으로 되안을 두려움에
선선한 기쁨조차
목이 타들어 가는 숨가쁨이었다.
늘 비켜만 가던 우리의 행보
너의 시작은 언제나
내 끝점에서 만나게 되는 극약이였고
간결하고 명쾌한 너의 처방은
언제나 칼이 되어, 치명적 관통
뼈에 새기듯 두고 두고 아파 하면서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시간이 걷히고 거울 사이로
내가 보인다.
다시는 교류를 꿈꾸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나를 꺼내지 않을 것이며
어느 누구에게든
한 자락도 내어 주지 않으리라
굳게 잠겨버린 내 안에
자폐는
오늘도 이렇게 자라고 있다.
자폐 4, 기억 2002-12-31
Billy Paul I - Wish It Were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