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is De Morales - Ecce Homo
문득, 善
철저한 양면성
도대체 선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공기 주입기처럼 푹푹 삽입하듯
드러나야, 함께라는 이름으로 슬퍼하고
바로 잊어버리는.
적당한 지식. 적당한 이성, 적당한 선처럼
스스로 숨어드는 비겁이 아닐까.
그 적당함에 묻혀
스스로 본질의 확인도 없이
그저 부류로 흐르고 마는.
善
내 팔이 세개여서 하나를 떼어주는 것이 아니다.
내게 양팔이 있어 하나를 주는 것도 아니다.
내게 하나 밖에 없는 외팔
그 하나의 팔을 내가 갖거나, 네가 갖거나
내가, 네가 아니여도, 누구든 그 팔이 절실한 이를 위해
내 잃음에도 기꺼이 내어주는
그때야 비로소 善이라 하시던
내 하느님
당신에게 넙죽 엎드려
죄를 고하지 않을 수 없는 당신의 말씀이십니다.
그럴듯한 포장과 허울 속에서
아무도 부여한바 없는 스스로 무게에
나의 오늘이 누군가를 害한 것은 아니었는지
나의 좋음을 위해 남을 나쁘게 한 것은 아닌지
내어 주어라, 내어 주어라.
어머니 당신이 그러하셨습니다.
믿어주고 믿어주고 믿어주는.
당신이셨습니다.
옳지 않은 것은 없단다.
단 하나라도 옳음이 있다면
어느 누구도 나쁘다 말 할 수 없는 거란다.
네가 좋기 위해
사람은 물론 그 어느 것도 비하, 비교에 세우지 말아라.
기꺼이 낮게 손을 내미는
그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된단다.
눈을 낮추어
내 손이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라며
그것이 지식. 지혜를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아버지를 끝내 놓지 않으셨던 이유.
가학과 피학
피로 얼룩진 개인의 역사에서
절대 수긍하고 싶지 않았던 뿌리 깊던 상처
그럼에도.
손톱에 손톱을 세우지 말라고.
세상을 머리로 건너지 말라고.
가슴으로 의연하도록, 홀로.
善, 그 절대적 가치
내게는 하늘의 그분과 그리고 당신이셨습니다.
매일을 기도와 참회
통한의 눈물로
어머니를 기억하며
지난 날을 감사하고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아버지를 보며
믿는 거란다. 믿어주는 거란다.
거짓은 지나기 마련이다.
끝내, 믿음 끝에서
꽃도 생물도 사람도 모두 다 피어나는 거란다.
옳음은 결코 소리를 내지 않는 거라며
무저항 속에 늘 꼿꼿하던 내 어머니
당신이 오늘 눈가를 지납니다.
온통이 떠들썩한 뉴스
가벼이 말로 풀풀 날리는 슬픔들을 보며
무엇이 슬픈가
무엇이 아픈가.
나의 오늘이 오늘 위에 있고
정작으로 잃은 이는 나도 아닌데
나는 무엇이 아프고 무엇이 슬픈 것일까.
혹시 적당한 슬픔으로
내 속에 안주하려는, 타협하려는 가짜의 착함은 아닐런지.
쉬이 쉬이 논해지는 감성.
쉬이 쉬이 잃어지는 기억.
삶이란 얼마나 작위적인지.
너무나 먼 善의 길에서
나는 아직 멀었노라고. 뼈아픈 힐책.
세상 누구 하나라도 굶어 죽는 이가 있다면
세상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모두의 책임이라 하시던
하늘, 내 하느님
내 죄를 대신 짊어진 그들을 위해.
부끄럽도록 작은 기도 하나
그리하여, 금식.
善, 그리고 어머니
Abir Nehme - Ya Mar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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