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opher John Ball - Pinmos
바람만 메웠다.
무언가 상실의 예감에
바다는 보이지 않았고
웡웡. 낮은 칼바람만
귀를 내리쳤다.
아름다워 눈물이 솟던
드러난 평화로움
뭉뚝한 얼굴이 튀어나와
손가락을 발가락을, 나 몰래
잘라갈 것 같았다.
바람이 소리를 높여가도
시선은 잡을 수 없었고
무거운 정지 속에
거울로 가꾸어진 반듯함이
소망으로 눈물을 절였다.
사람이 되고 싶다.
벰, 베라, 베로가 떠올랐고
죽어지지 않는
사람에 그리움이 엉겨와
발을 떼지 못했다.
나도 버리자고
더듬어간 서러운 껍질이
나였는지, 너였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밤새 두드리며 울던 바람
똑같이 따로 확인한
사랑은 각자의 생채기 속에
허무는 소리를 들었다.
상실이 확인한 상실이
숨어든 문둥이가 되었다.
그저 보면 아름다운 섬
고름으로 꽃이 피고
단절로 반듯해 보이는
절망의 소록도
바람만 평등했었다, 그날.
어느해 2월, 소록도 2003-08-30
Nina Simone - I Put A Spell on You
'It s Me > It s 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Femme Fatale (0) | 2010.05.14 |
---|---|
I Will Survive (0) | 2010.05.05 |
봄밤 (0) | 2010.04.19 |
善, 그리고 어머니 (0) | 2010.04.18 |
자폐 / 너는 모른다 (0) | 2010.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