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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 Me/It s Me

흐린 날, 기억으로부터

by 알려하지마 2011. 2. 6.

 

 

 

 

 

 

 

Yan Zhixiong / Soul And Body                                   

 

 

 

 

 

 

 

 

 

 

그때 그랬어야 했다

너도, 나도 다치지 말았어야 했다

서로 각기 자신의 생채기에 스며들어

배려랍시고, 위하는

그런 거 하지 말았어야 했다.

 

언제나 진실은 무거워

뱉어내지 못하고

밑이 빠지도록 돌을 달아 아래로, 아래로

삼켜야 하는 줄 알았다.

 

내가 뭐라고

영혼을 주고도

그 자리에서

 나를 지우면, 나를 버리면 되는 거라고

그리 생각했었다.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을 때

없다고 하자

허허. 하고 빈 웃음 끝에 너는 화를 내었다

무어든 내가 좋은 거

내가 원하는 거 그걸 말해보라며

원하는 모든 걸 해줄 수 있다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언제나 흘러가는 대로 흐르는 것일 뿐

내 마음을 묻혀 행동하는 게 아니라는 거

그게 내가 아는 전부였으니까.

 

 

 

"너는 나를 무기력하게 해"

 

"니가 좋아,

스무 살 때나 사십이 넘은 지금이나

아무 나아감도 없는

좋아

그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좋은…, 나를 무기력하게 해"

 

 

 

안다, 그럼에도

좋아

 그 말밖에는.

다른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내가 담근 물에 발을 빼

다른 이가 다시 발을 그곳에 담가야 한다면

내가 아프지 않으려

다른 이가 대신 아파야 할 일일진대

 

순환이란 그런 것이다

돌고 도는 상처.

 

결코 사라지지 않아

누군가 어찌하든 꼭 치러야 하는.

 

어차피 그리 굳어진 거라면

너로, 나로 끝나야 한다

그게 내가 아는 전부였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이런 말도 하지 마.

결코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증오와 애정

그래도

 

 

그. 대. 로. 두. 라.고.

 

 

지난 시간은 지난 시간일 뿐이었다

어떤 선택이었든

정한 거라면

지켜내야 하고.

 

 

우리 서로에게만 미안하자고.

 

 

 

"한 번 사는 생이야."

 

그래, 한 번 사는 생이야.

 

"그러기에"

 

그러기에,

 

"네가 뭐기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서.

 

"그만하자, 멍청하려면 고집이나 없든지."

 

나도 알아, 내가 바보라는 거.

 

 

 

"너는 나를 무기력하게 해."

 

"예나 지금이나, 언제나

나를 무기력하게 해."

 

 

 

 

답이었을 것이다….

 

유일하게 생각이든, 마음이든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강인함, 그게 너였으니까

 

소화도 하지 못하면서

내 어깨에 짐을 넓혀 가면서

나는 내내 

편승처럼 묻어가는

그런 여자의 삶을 꿈 꾸었는지도 모른다

휴식처럼

쉬고 싶었으니까

 

 

그럼에도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울타리였으니까

 

강처럼 흐르는 시간 동안

나는 전사가 되어 있었으니까

 

 

 

우리 기억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난 일 상기하지 말았어야 했다

서로 담아내지 말았어야 했다

다시 확인이 없었어야 했다

 

그렇게, 나로

그렇게, 너로

아프지 말았어야 했다

 

 

그때 그랬어야 했다

너도, 나도 다치지 말았어야 했다

 

 

 

 

미. 안. 해.

 

 

그래도 나는

 네 생각을 하면

 

 

좋. 아.

 

 

 

 

 

 

 

 

 

 

 

 

 

 

 

 

 

 


                                   

 

Ji PyeongKeyon - Sad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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