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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글 나들이

노 향림 / 음악

by 알려하지마 2011. 4. 20.

 

 

 

 

 

 

 

 

Joel Spector / Red Winged Angel

 

 

 

 

 

 

 

 

 

 

 

노 향림 / 음악

 

 

찻집 <벼랑 위의 집>은 벼랑 위에 떠 있다. 음악을 듣는다. 맹인 로드리케츠가 켜는 타레가의 [알함브리 궁전의 추억]이 달콤하게 흐른다. 슬픔이 배어 있는 나의 오관을 파고드는 소리엔 수천 수만의 날개 뜯는 소리가 켜진다. 저마다의 추억 한 컷 한 컷마다 칸칸이 집을 짓는 새 떼들. 벼랑을 궁전삼은 팽이갈매기들의 머리와 앞가슴은 새하얗다.

 

찻집 지붕은 푸르다. 나는 시간을 벗어버리고 커피나 한 잔, 에스프레소 진한 맛을 오래오래 음미한다. 갈매기들이 다시 바닷가로 느리게 날아가는 소리. 새들도 나처럼 야행성일까. 그들이 창문을 스쳐지나가다 긁힌 자국을 숨죽이며 바라본다. 내가 음악을 다 듣는 동안 열어놓은 반달 같은 쪽문으로 세찬 바람도 함께 들어왔다 나간다. 벼랑 위의 집 아래엔 텅 빈 바다가 언제나처럼 음악소리로 은은히 펼쳐지고는 한다

 

 

 

 

 

 

 

 

 

 

 

 

 

 

 

 

 


           

 

Felix Rodriguez - Recuerdos de la Alhambra           

/ Francisco Tarre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