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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글 나들이90

진 은영 / 불안의 형태 Michelle Bellici 낡은 태양이 창유리에 던지는 여섯 번 무감한 입맞춤 그리고 문득 일요일이 온다 죽은 연인의 흰 목을 마지막으로 만질 때처럼 서먹하게 심장 안쪽으로 뒷걸음치던 누군가 피에 절은 팔꿈치로 치듯이 천장에 매달린 하얀 도기인형이 떨어진다 빛에 활짝 벌린 천진한 튤립 꽃잎 위로 느린 .. 2010. 5. 14.
신 용목 / 갈대 등본, 春夢처럼 봄 꿈처럼 Cancao Dos Abracos Filipa Mateus Areia 신 용목, 갈대 등본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끝처럼 박혀 있었.. 2010. 5. 14.
Rainer Maria Rilke, 릴케 / 悲歌 2 Tarik Mikou Duineser Elegien (두이노의 비가) , 1912-1922 Rainer Maria Rilke (릴케) 제 2 비가 무섭지 않은 천사는 없다. 하지만 슬프게도, 너희들, 영혼의 거의 치명적인 새들을, 알면서도, 나 노래로 찬양했다. 토비아의 시절은 어디로 갔는가, 찬란한 천사들 중의 하나 길을 떠나려 약간 변장하고 수수한 사립문 옆.. 2010. 5. 14.
이 준규 / 하얀 방 Graca Loureiro Once, You, Go, Black.. You Never, Go, Back 화요일이다 수요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월요일일지도 하얀 문이 있는 방에 오래 있었다 창이 있는 방이었는데 창문을 열리지 않았다 창밖으로 버즘나무와 은행나무가 보였고 그 위로 구름이 있는 하늘이 보였다 복도로 가끔 사람 같은 것이 지나갔다 때론.. 2010.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