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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글 나들이90

김 선우 / 도화 아래 잠들다 Fort Greene Suite, 2001 Ken Collins Fort Greene Suite, 2002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色을 탐했네 온 마음 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 2010. 5. 4.
이 상 / 각혈의 아침 Frederic Gaillard / 이 상 - 각혈의 아침 사과는 깨끗하고 또 춥고 해서 사과를 먹으면 시려워진다 어째서 그렇게 냉랭한지 책상위에서 하루 종일 색깔을 변치 아니한다 차차로-- 둘이 다 시들어 간다 먼 사람이 그대로 커다랗다 아니 가까운 사람이 그대로 자그마하다 아니 어느 쪽도 아니다 나는 그 어느 .. 2010. 4. 28.
은 희경 / 타인에게 말걸기 中에서 Tiago Phelipe / Tropical Men 은 희경 타인에게 말걸기 中에서 (전략)…………… 내 등뒤에 대고 그녀가 말했다. “ 내일 또 올 거지? ” “ ...? 뭐...? ” 내 목소리에 충분한 짜증이 섞여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그녀는 명랑했다. 오히려 내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이 그녀를 더욱 즐겁게 하기라도 한 .. 2010. 4. 13.
이 수명 / 나는 구부렸다 Barry Patterson 복도 끝에 너는 서 있다. 너에게 가려고 가지 않으려고 나는 허리를 구부렸다. 그 때 피어난 바닥의 꽃을 향해 그 때 숨어든 꽃의 그림자를 향해 허리를 구부렸다. 구부러진 채 나는 펴지지 않았다. 복도를 떠돌던 나의 빛은 구부러진 채 나의 나날들은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았다. 가만히 .. 2010.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