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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란 / Ace Of Sarrow Martiros Manoukian 가슴 언저리 수천 개의 바늘들 난…… 헉헉댄다…… 이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런데 정말 이상하지 아픈데 이렇게 아픈데 난 내 삶이 이제야 비로소 역사 안에 우주 안에 제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느껴 그 바늘들에 실이 꿰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니까 사방팔방으로 내 한 생을 .. 2010. 12. 23.
김 평엽 / 긴 것은 음란하다 Marie Taillefer 김 평엽 / 긴 것은 음란하다 저 숱한 전화선을 끌고 대체 전신주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 기다란 통화의 끝은 어디일까 누구일까 골목을 돌아나가다 문득 허공 속으로 달음질치는 은밀한 언어들이 궁금해졌다 살그머니 전선 한 가닥을 옷 벗겨 깨물어보고 귀 대보면 어떨까 .. 2010. 12. 17.
최 승자 / 이십 세기의 무덤 앞에 外 Bethalynne Bajema Poison And Blossoms 최 승자 이십 세기의 무덤 앞에 우리는 너무 쉽게 죽음을 말한다 우리의 존재를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그림자인 것마냥,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환각제인 것마냥 이십 세기의 무덤 앞에 아직도 양귀비꽃 붉게 타오른다 잊어라 잊어라 잊지 않으면, 되살아나.. 2010. 12. 16.
허 수경 / 불을 들여다보다 Sabrina Lesert (France) Mouvement, She Said.. No 몸에 남은 물의 기억을 다 태우는 당신과 당신 물의 기억이 다 지는 것을 들여다보는 허 수경 / 불을 들여다보다 불을 먼 별 눈먼 별 들여다보듯 그렇게 들여다보다 저 고요 나는 어쩔 것인가 노을 속으로 끌려가는 새떼 바라보듯 그렇게 들여다보다 저 아우성 나는.. 2010.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