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90 김 경주 / 폭설, 민박, 편지 1.2 Piotr Krzaczkowski (Poland) Snow Sniezka Dom Slaski Winter Time 폭설, 민박, 편지 1 주전자 속엔 파도소리들이 끓고 있었다 인편이 잘린 외딴 바닷가 민박집, 목단이불을 다리에 둘둘 말고 편지를 썼다 들창사이로 폭설은 내리고 등대의 먼 불빛들이 방안에 엎질러지곤 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푸른 멀미를 종이 위에 .. 2010. 9. 11. 심 보선 / 음력 During Atomic Century Dare Turnsek 심 보선 / 음력 내가 아주 슬펐을 때 나는 발아래서 잿빛 자갈을 발견했었지. 나는 그때 나의 이름을 어렵게 기억해내어 나에게 말했지.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내일은 음력으로 모든 게 잊혀진 과거야. 젊은 시절 어떤 여행길은 목적지가 있다기보다 서쪽으로 그저 서쪽으.. 2010. 9. 11. 최 정례 / 칼과 칸나꽃 Virginia Galvez (Spain) Untitled 속았다 맥주에 유통기한이 있는 줄 몰랐다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면서도 그저 지난밤의 과음을 자책했을 뿐 술 자체에 문제가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잊지 말자, 맥주의 유통기한은 1년이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대략 18~3.. 2010. 9. 9. 진 은영 / 그날 They Call Her Freedom Tatiana Volontir Heart Asks For Pleasure Firs t 진 은영 / 그날 처음으로 시의 입술에 닿았던 날 내가 별처럼 쏟아져 내리던 날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환하고도 어두운 빛 속으로 걸어간 날 도마뱀을 처음 보던 날 나는 푸른 꼬리를 잡으려고 아장아장 걸었다 처음으로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던 .. 2010. 9. 8.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3 다음